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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개인방송 'M4U' 인기 사이버자키-나홀로 스타

[문화>방송_연예] 2000.07.18 / 차준철

글 차준철.사진 권호욱 기자나른한 오후엔 경쾌한 댄스곡 파티. 모두가 잠든 밤엔 감미로운 발라드 스테이지. 뿐만 아니다. 시간마다 최신 인기가요.팝송.영화음악에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라이브까지. 인터넷에선 밤낮없이 음악이 흐른다. 음악이 있어 하루가 즐겁다.
M4U. '뮤직포유'(Music for you)의 줄임말. 24시간 음악을 들려주는 인터넷 방송. 정규 방송사 프로그램이 아니다. 인터넷 업체의 상업 프로그램도 아니다. 음악과 방송을 좋아하는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개국한 방송. 인터넷 '개인' 방송이다. 요즘은 컴퓨터 한대, 마이크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다. '나홀로 방송국'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방송 진행자는 'CJ' 또는 'IJ'로 통한다. '사이버 자키'(Cyber Jockey), '인터넷 자키'(Internet Jockey)란 뜻. M4U는 10여명의 CJ가 릴레이로 교대하며 24시간 내내 문을 열어두고 있다. 언제 어디서라도 '방송중' 불이 들어와 있는 셈.
처음부터 24시간 방송을 하기로 약속하고 만난 건 아니다. 각자 방송을 하면서 만났다. '잘한다'고 소문난 다른 사람의 방송을 들으면서 채팅을 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뜻을 모아 하나둘씩 모인 것이다. 물론 직접 만난 적도 없다. 서울.부산.광주에다 멀리 미국까지. 사는 곳도 다르고, 나이나 직업도 서로 잘 모른다. "함께 뭉쳐서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 보자"는 공통분모 하나로 '온라인 의기투합'한 것이다. 저마다 톡톡 튀는 개성과 끼를 한껏 발휘하며 만만찮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리플' 조용범. 리플은 예명이다. '다시 틀자, 계속 틀자'는 뜻. 인터넷 방송 바닥에서 CJ들은 예명으로 통한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스무살 청년.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 대학에 안갔단다. 절대 공부 못해서 대학에 못간게 아니라고 했다. 게임학원과 게임방을 오가며 지낸다. 자칭 '방송 부적합' CJ. 약간 쉰 듯한 금속성 목소리에 흥분하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는 말투. "이런 목소리로도 방송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방송을 시작했다"고.
최신 인기가요는 철저히 외면하는 선곡 원칙. 대신 대중시장에서 외면당하는 노래, 요즘 아이들이 잘 모르는 잊혀진 노래를 튼다. 각양각색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컬트' 분위기 노래가 주메뉴. 얼마 전엔 '강병철과 삼태기'의 '삼태기 메들리'를 20분 넘게 틀었다가 100여명이었던 청취자가 순식간에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비상 상황'도 목격했지만 눈도 깜짝 안했다. 결코 굽힐 수 없는 리플의 음악세계. '제멋에 사는 거니까'. M4U를 결성한 주동자다.
'하늘' 김지영. 나이와 직업을 밝히길 꺼렸지만 20대 중반의 그래픽 디자이너. M4U 멤버 중 최고령자다. 매일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만날 수 있다.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 꾀꼬리가 부럽지 않다. 조용하고 포근한 발라드가 주 레퍼토리다. 20대 후반부터 40대에 이르는 '어른' 고정팬이 무척 많다. 소심하고 여린 성격. 하지만 방송을 하면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교감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토끼' 한나라. 열아홉살, 대학입시 준비중인 백수. 방송에서 신청곡을 들려주기보다 떠들기를 좋아한다. 자신이 직접 노래를 부르거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라이브쇼' '드라마극장' 같은 즉흥코너를 잘 만들어낸다. "노래는 안틀고 이야기만 하고 있어도 청취자들이 안 떨어져 나가는 걸 보면 우리끼리 뭔가 통하는 얘길 하는 모양"이란다.
이밖에 '레인' '별이' '은비' '마이크빡' '도모에' '바보버스' '아싸건' 등. 고교생.대학생에 게임방 부사장과 아르바이트생까지. 최근엔 미국 시카고의 유학생까지 가세했다.
그들은 왜 방송을 할까. 왜 방송에 열광할까. 인기 만점의 대중 스타가 된 듯한 환상? 없다곤 말 못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한다. 맘만 먹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들은 '자유'라고 대답했다. 맘놓고 말할 수 있는 자유. 편하고 재미있다. 언제라도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좋고, 방송중에 울고 웃으며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좋다.
"M4U는 정규방송이 아니에요. 언제 중단될지 몰라요. 중간에 누가 '밥 먹어라' 소리쳐도, 게임방에 손님이 와서 '어서오세요' 해도 방송에 다 나가요. 친구들과 술마시고 마이크 잡았다가 깜빡 잠이 든 적도 많아요. 노래가 중간에 끊어지면 '다음은 CJ가 직접 부릅니다' 하고 넘어가기도 하죠. 언제 방송사고가 터질지 조마조마해도 늘 문을 열어둘 수 있는 게 매력입니다"
그들에게 방송은 무겁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놀이다. 인터넷이 전해준 놀이다. 음악과 대화가 있는 그 안에서 함께 즐기면서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누린다. 그러면서 '그들만의 스타'를 꿈꾸기도 한다. 그 또래 누구나 갖고 있는 '특별하지 않은' 꿈이다. cheol@kyunghyang.com

<인기 순위별 매일 30여개 개임 방송국 개설>
인터넷을 좀 안다 하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듯이 '나만의 인터넷 방송국'을 개설하는 네티즌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와 마이크, 그리고 '윈앰프'나 '샤우트캐스트 서버' 등 4∼5개의 프로그램만 있으면 된다.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어 별 어려움이 없다.
인터넷 개인방송이 유행하면서 개인방송 전용 사이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료 다운로드를 돕거나 방송용 저장공간을 무료로 지원해주는 곳. '조이아시아'(www.joyasia.co.kr)는 개인방송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종합 사이트다. 매일 평균 30여개의 개인 방송국이 개설된다. 청취 인원 순으로 인기순위를 매겨놓은 게 특징. 그때그때 인기방송이 어떤 종류인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현재 조이아시아에 등록한 개인방송국은 모두 1,193개에 달한다. 숲속의 라디오.바그다드 카페.셀 라비 등 멋진 제목의 방송들이 눈길을 모은다. 한 사람의 CJ가 정해놓은 시간에만 개설하는 방송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엔 M4U처럼 릴레이 방송을 하는 곳도 많이 늘었다.
'살아있는 방송'을 내걸고 있는 '끼리'(www.kiri.co.kr)도 90여개의 개인 방송국을 올려놓고 있다. 조이아시아와 마찬가지로 채팅과 노래 신청을 리얼타임으로 주고 받을 수 있다. 또 '나인포유'(www.nine4u.com)는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음악 중에서 선곡이 가능해 방송하고 싶은 주제만 있으면 얼마든지 IJ가 될 수 있다. 청취자들의 평가를 통해 IJ 인기순위를 매기기도 한다.
이밖에 최근 개장한 '셀프TV'(www.selftv.com)는 동영상 제작용 프로그램을 제공해 음악뿐 아니라 네티즌이 '셀프카메라'로 담은 영상까지도 방송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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