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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심의 폭우 보도, 과연 사실이었을까?



전국 단위 언론의 서울 중심적인 재해보도, 사실일까?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중부지방 폭우와 9월에 발생한 초대형 태풍 힌남노로 인해 한반도에 이례적인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이 때, 언론이 서울 중심으로 재해 보도를 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언론의 ‘서울 중심성’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가령 서울 소재 아파트의 가격 폭등을 다룬 기사가 많이 작성되었다고 해서, 이를 서울 중심적이라고 비판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집 값 상승 이슈가 수도권에서 심각하기 때문에, 언론에서 해당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선택적 보도 편향이라기 보다는 이슈 자체가 서울에서 발생했기에 나타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때문에 객관적인 현실 대비 언론이 특정 지역을 얼마나 과잉 대표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꽤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2022년 8월 중부지방 폭우, 서울에서만 피해가 심각했을까? 1) 클릭

그러나 재해 보도의 경우, 실제 피해 규모를 알 수 있기에 보도 편향성을 측정하기 용이한 편입니다. 과연 2022년 8월의 중부지방 폭우로 인해 정말 서울에서만 피해가 심각했을까요?

<그림> 8월 8일~8월 10일 지역별 누적 강수량

강수량1 강수량2 강수량3

상단의 그래프에서 붉은색 영역은 300mm 이상의 폭우를 기록한 지역으로, 8일에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지만, 9일 이후에는 경기 남부 지역에서 유사한 수준의 폭우가 계속되었습니다. 또, 지역별 통계를 서울과 비(非)서울로 구분할 경우, 사망자 수의 차이가 크지 않으며 실종자나 부상자 수에서는 오히려 서울이 더 적은 편이기도 했습니다.

<표> 8월 중부지방 폭우로 인한 사상자 수

지역 사망자 실종자 부상자
서울 6명 3명 0명
경기 3명 3명 16명
강원 2명 2명 0명

수도권 주요 지역의 동 단위 강수량을 정리해 보았을 때에도, 경기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폭우가 내렸습니다. 정리하자면, 서울에 이례적인 폭우가 온 것은 사실이나, 각종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보도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유일한 피해지역으로 단정짓기는 어려웠습니다.

<표> 서울, 경기 지역 동 단위 강수량 현황

8월 8일 일 강수량(mm) 8월 9일 일 강수량(mm)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381.5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333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354.5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278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342.5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 277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326.5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261.5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319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253.5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308.5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251.5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307.5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251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306.5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249.8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305.5 경기도 오산시 오산동 238
서울시 구로구 궁동 289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235.5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275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231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261.9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221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261.5 경기도 화성시 진안동 214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257.5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214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251.5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212.5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25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212

전국지와 지역지는 실제 어떻게 보도했을까?

분석을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를 활용해 수집한 뉴스 데이터의 기간, 개수 및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분석기간 2022.08.01.~2022.08.14. / 2022.09.01.~2022.09.14.
기사 개수 223,852건 (폭우와 태풍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6일 간의 기사는 63,465건)
전국지(21개사) KBS, MBC, SBS, YTN, 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머니투데이, 문화일보, 서울경제, 서울신문, 세계일보, 아시아경제, 아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파이낸셜뉴스, 한겨레,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지역지(29개사) OBS,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경기일보,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상일보, 경인일보, 광주매일신문, 광주일보, 국제신문, 대구일보, 대전일보, 매일신문, 무등일보, 부산일보, 영남일보, 울산매일, 전남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북일보, 제민일보, 중도일보, 중부매일, 중부일보, 충북일보, 충청일보, 충청투데이, 한라일보
월별재해보도비율

8월 폭우는 중부지방에, 9월 태풍은 남부지방에 집중되었습니다. 태풍의 경우, 한반도 전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반적인 보도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분석 결과, 지역지의 경우, 8월 폭우 보도 대비 9월 태풍 보도량이 94.7% 증가했으나, 전국지는 증가율이 37.6%로 훨씬 적게 증가했습니다. 즉, 전국지가 지역지와 비교했을 때 서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더 많이 끼친 폭우 이슈를 태풍 이슈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다루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서 지역지 중 절반이 남부지방에 위치했기 때문에 실제로 태풍 피해를 더 크게 겪어서 관련 보도를 많이 한 것이지, 전국지가 지역 대표성이 부족하다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8월폭우_보도_추세 9월태풍_보도_추세

때문에 전반적인 보도 추세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지역지에서는 폭우 경보가 시작된 8월 8일 이후로 해당 주차에 완만하게 폭우 보도 비율이 증가한 반면에 전국지에서는 서울에 폭우가 집중된 8월 9일에 가장 기사를 많이 작성하고 그 후 폭우가 경기권으로 이동한 다음에는 급격히 보도량이 감소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9월 태풍 보도에서도, 전국지는 태풍이 상륙한 9월 6일까지 태풍에 대해 집중 보도하고 이후 보도 비율이 빠르게 감소했지만 지역지에서는 그 이후에도 태풍 보도 비율이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감소했습니다.

전국지_8월폭우_지역언급Top20 지역지_8월폭우_지역언급Top20

구체적으로 폭우 기사 텍스트에 등장한 지역명을 분석해보면 좀 더 통계적으로 명확한 패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국지에서는 지역지와 달리 동작구, 서초구, 관악구, 강남구 등 구체적인 서울 내 지역들이 훨씬 더 높은 비율로 등장했습니다.

8월폭우_전국지_vs_지역지

서울, 경기, 강원 세 지역으로 보다 단순화해서 그 비율을 비교했을 때에도 전국지가 지역지보다 서울 관련 보도 비율이 더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p<.001). 전국지의 경우, ‘서울’ 관련 폭우 보도 비율은 4.2%였으며 ‘경기’는 1.7%, ‘강원’은 1.3%였습니다. 반면 지역지의 경우, ‘서울’은 2.3%, ‘경기’는 1.2%, ‘강원’은 0.8%였습니다.

정리해보면, 재해 보도 관련 기사 수의 추이 변화, 8월 폭우와 9월 태풍의 상대적인 보도 비중, 폭우 보도에서의 지역 언급 빈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전국지가 지역지보다 훨씬 더 높은 비중으로 서울 관련 재해 보도를 한 정황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한된 언론의 인력과 자원을 고려할 때 언론이 모든 지역의 이슈를 균등하게 다루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안전과 재산권 등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의 중요한 이슈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다 균형 있는 보도를 지향해야 할 것입니다.



☞ 분석 세부 설명: 언더스코어 https://bit.ly/3EH6I8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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